꾸준히 글을 쓰지 못해 슬펐습니다.

올해 시간이 되어 영화를 본다면 꼭 글로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6년을 돌아보면 인상깊었던 영화가 많이 없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 한 해였기에 영화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던 DC와 시리즈의 변곡점에서 역시나 평타를 쳐낸 마블, 작년에 비해 인상적인 작품이 많지 않았던 2016년의 영화판을 돌아보고 싶단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다른일들을 하느라 영화를 많이 못봤지만 정리해본 2016년 최고의 영화입니다.



2016년 최고의 음악 영화

라라랜드, 데드풀



라라랜드


라라랜드는 위플래시를 제작한 데미안 샤젤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입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원스 이후 음악을 다룬 영화들이 해외에 비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뮤지컬의 요소를 가져와 보여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몰입이 힘들었지만 음악만은 올해 들었던 영화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데미안 샤젤은 위플래시에 이어 라라랜드까지 한국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또 한명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데드풀


데드풀은 마블의 골칫덩이로 엑스맨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20세기 폭스사가 제작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이, 특히 한글 자막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OST였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엑스맨처럼 올드팝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 가장 적절하게 음악을 사용한 영화로 데드풀을 꼽습니다.


2016년 최고의 비주얼 영화

레버넌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바로 그 영화! 레버넌트가 최고의 비주얼 영화로 선정되었습니다. 미개척지인 루이지애나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을 안겨주었습니다. 촬영과 시각효과가 영화의 메시지를 잘 보여주었고, 있는 그대로 자연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2015년에 본 대호에 비해 실감 넘치는 곰에 대한 묘사는 역사상 가장 자연스러웠던 크리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최고의 액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하는 영화로, 꾸준히 성공가도를 달리던 마블이었지만 꼭 성공시켜야 했던 영화였습니다. 마블의 경쟁...자 인 DC는 이 부분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첫 영화로 자신의 유니버스를 닫아버릴 위기에 놓였지만 마블은 성공적으로 구현해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때까지 보여준 액션들과는 달리 마법이라는 초현실적인 요소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이전작과 같이 연출하면 망할게 뻔했지만 요리조리 잘 피해가더니 결말 또한 쿵쾅 하며 끝내지 않고 닥터 스트레인지 만의 방법으로 해결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히어로 영화에서 이제 마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또 하나의 교과서라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MCU에서 다른 히어로와의 결합 또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2016년 최고로 의미있는 영화

귀향, 스포트라이트


귀향




귀향은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 강제로 끌려가 고초를 겪어야 했던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작 초기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상영관 확보마저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스크린에 걸린 작품이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잡음들이 시민들의 관심을 얻게 되면서 관객성적은 흥행할 수 있었습니다. 흥행이란 단순히 돈 뿐 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얻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록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스포트라이트




가톨릭 교회의 성추행 사건을 다룬 보스턴글로브 기자팀을 다룬 스포트라이트는 이 시대의 기자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영화였습니다. 특히 한국의 언론환경은 광고를 발주하는 대기업과 정부의 낙하산에 의해 망가진지라 이 영화는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기자란 누구이며, 무슨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이클 키튼과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등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하였으며, 두시간 내내 감정을 억누르며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화려한 비주얼을 걷어내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016년 가장 돈 아까웠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일명 자살닦이... 라고 불리면서 온갖 욕을 먹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배트맨 v 슈퍼맨 :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을 제치고 가장 돈아까운 영화에 올랐습니다. 사실 올해 영화 중 돈아까운 영화는 많고 많았지만 이정도의 파급력을 보여주긴 쉽지 않았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비주얼과 기대되는 연기력, OST는 좋았으나 나머지 모든 것이 나빴습니다. 특히 개연성없는 전개와 뜬금없는 가족사랑은 악당이 히어로인 영화치곤 너무나도 엇갈리는 설정이었습니다. 차라리 데드풀처럼 약을 빨고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DC의 반전을 원하는 저에게는 아쉬웠습니다.



2016년 가장 안타까웠던 영화

4등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영화로, 늘 4등만 하는 수영꿈나무와 1등을 만들고 싶은 엄마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야기도 좋았으며, 얼개와 표현도 나쁘지 않았던 영화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줄세우기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줄세우기를 하는 동안 놓친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영화였습니다. 시간 나신다면 4등이라는 영화를 꼭 보시고 줄을 서느라 하지 못했던 다양한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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