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워 이후 정말 오랜만에 쓰는 포스트입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기도 했고, 이런 저런일(https://ulgoon.github.io/)들로 인해 잠시 포스팅을 쉬었습니다.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남겨봅니다.
설리:허드슨강의 기적(SULLY, 2016)
설리는 2009년 2월에 실제 있었던 허드슨강 비상착륙사고를 다룬 영화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톰행크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륙직후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 운항중 조류와 충돌하는 현상)로 인해 JFK로 회항을 준비하던 비행기는 테더보로와 JFK 공항이 아닌 뉴욕주의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을 결정합니다.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은 물론 단 한명의 사망자 없이 모든 탑승객은 무사히 다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후, 사고조사위원회의 시뮬레이션에서 비상착륙이라는 선택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 따져묻는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설리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실제 설렌버거 기장의 회고록과 인터뷰를 통해 고증에 많은 힘을 쏟았으며, 당시 있던 세세한 일들에 대해 재현하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보다는 국내에서 일어난 사고가 떠올라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로 떠나던 세월호는 필요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많은 사상자를 내고 말았습니다.
사고직후 많은 경험을 가진 기장의 매뉴얼을 뛰어넘은 즉각조치로 다른 기장들은 하기 힘들 일들을 해냈습니다. 구조과정에서는 가장 마지막까지 놓친 승객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하면서 땅을 밟은 순간에도 승객의 수를 확인했습니다.
세월호의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은 세월호에서 가장 먼저 구조되고, 구조되자마자 돈을 꺼내 말리는 등 상식이하의 일을 저질렀습니다. 승무원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 초래되었습니다.
가장 큰 책임을 지닌 선장은 사고를 대처하기보다는 회피하고 그 흔한 매뉴얼하나 없다는 점, 미국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하지만 한국은 청문회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점 등 다양한 점에서 이러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예상된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떤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교훈을 얻고,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별점]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영화의 모든 부분이 평이했음에도 평이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안타까움
럭키(LUCK-KEY, 2015)
럭키는 유해진 주연의 코미디 영화입니다. 목욕탕에서 기억을 잃게된 암살자 유해진과 유해진의 열쇠를 우연히 줍게되면서 월세도 내지 못하는 단역배우에서 유해진의 삶을 살게 된 이준은 서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일들을 그려냈습니다.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원작에 비해 영화내에서 유해진과 조윤희(소방대원)의 물리적인 거리가 더욱 가까운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영화에는 비장함도, 신파도 없지만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겨 인기를 얻게 된데에는 코미디라는 소재를 통해 비장함과 신파 없이 충분히 가볍게 가져가면서도 배우들의 연기는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단독주연인 유해진은 극을 이끌 만한 능력이 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진지진지먹은 영화들이나 웃기지도 않는 현실속에서 코미디를 중심으로 극을 구성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한 만큼 즐겁게 보고 나올 정도의 영화라 만족스러웠습니다.
[별점]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기대한 만큼 즐거웠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2016)
마블 영화치곤 엄청 잘나가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형님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게다가 틸다 스윈튼, 메즈 미켈슨, 레이첼 맥아담스까지 엄청난 캐스팅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마블의 새로운 세계를 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현실의 이야기들을 다룬(사실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었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판타지가 극에 주입됩니다.
잘나가는 신경외과 의사이지만 재수없고 오만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사고로 인해 더이상 메스를 잡을 수 없게 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에인션트 원을 찾아 갑니다. 육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 강화를 강조하는 에인션트원은 적극적으로 멀티버스를 설명하고, 이를 관객과 스트레인지에게 열심히 설명합니다. 이 장면에서 뱃대슈처럼 마구 우겨넣지도, 판타스틱4 처럼 하루종일 그 이야기만 하지 않습니다. 빠른 전개를 통해 어느정도 완성된 인성과 능력의 닥터스트레인지로 진화하며, 바로 생텀에서 펼쳐지는 본격적인 전투를 이어나갑니다. 빠른 전개로 인해 충분치 못한 설명이나 능력을 입수하는 과정 등에서 허술한 개연성은 새로 시작하는 히어로물의 비슷비슷한 스토리들을 빨리감기하고 얼른 싸우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관객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스콧 데릭슨은 이전까지 공포영화 혹은 어두운 영화를 찍어온 감독인데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그의 연출에서 자신있어하는 부분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작들이 미스터리한 부분을 이질감이 적게 보여주는 데 이점이 있었는데 마블에서는 아마 그 부분을 높게 보고 이 작품을 맡긴 것으로 보입니다. 충분히 화려하면서도 3d 효과를 염두에 둔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르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빼고는 지구인이 이끌어나간 전작들에 비해 마법사(!)가 주인공인 바람에 있을법하지만 신비한 부분을 강조해야했고, 이부분이 잘 드러났습니다. 해리포터와는 다른 마법을 보여주고, 깜짝 놀라게 하는 몇장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또한, 앤트맨 이후 강화된 마블 특유의 유머코드는 마블 팬보이들 뿐 아니라 일반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극이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전말로 이 영화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주고, 동양과 서양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어벤져스와 달리 디펜더스에 대한 언급도 하는 등 이후 진행될 플롯에 대한 떡밥을 여기저기 뿌려놓아 이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 지 도 매우 궁금합니다.
원작에서 매우 쎈 히어로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너프는 예상했지만, 과연 타노스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스트레인지에게 어떻게 더 큰 힘을 부여받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다만 번역은 이제 좀 다른 분이 맡으셨으면 합니다. 소서러 수프림 , 에인션트 원, 다크, 미러, 디멘션 등등 외래어를 그대로 가져다 독음만 한 수준의 번역을 과연 번역이라고 봐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단순한 독음들이 마블을 잘 알지 못하는 혹은 영어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충분한 의미전달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치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이름인지라 이를 이용한 유머가 나오는데 이는 번역하기 매우 까다로운 부분이므로 넘어간다지만 독음만 하는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MCU의 새로운 판을 까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앞의 모든 영화를 안봤더라도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서는 꼭 봐야 할 작품이므로 앞으로 히어로물을 보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아 쿠키영상은 두개가 있습니다. 두 영상 모두 향후 진행에 매우 중요한 단서들이므로 다 보고 나오시길..
[별점]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마블에 진짜 인피니티 스톤이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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