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넌트를 보고 왔습니다.

  레버넌트는 버드맨을 연출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감독의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마이클 푼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실화에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남우주연상을 탈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입니다.

동물을 사냥하고 가죽을 파는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피츠 제럴드(톰 하디)일행은 원주민 '리'족의 습격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됩니다. 요새로 돌아가던 중 곰의 습격으로 얼마 안남은 일행의 짐이 된 휴 글래스는 자신의 아들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피츠 제럴드에게 버림받은 글래스는 아들에 대한 분노와 의지(..)로 무덤을 파헤치고 나와 힐링을 시작합니다. 이후 요새에 도착한 휴 글래스가 피츠 제럴드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자연에 순응하는 인간의 자세와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고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사냥꾼들과 이에 맞서 자연을 지키고, 자신의 터전을 지키려는 원주민들의 대립, 생명 부지를 위해 요새로 돌아가야하는 피츠 제럴드와 그에 짐이되는 휴 글래스의 대립을 통해 이를 잘 보여줍니다.


  휴 글래스가 피츠 제럴드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무덤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의 죽음이 맞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아들을 죽인 원수를 처단하려는 글래스의 복수극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곰과 원주민의 폭력? 복수는 아기곰을 지키기 위한 방어, 딸의 복수를 위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의 복수극으로 이 영화를 바라보면 원주민들의 휴 글래스에 대한 태도들과 영화 내내 보여주는 시원한 풍광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휴 글래스는 사냥꾼임에도 불구하고 원주민들과 사이가 괜찮은 편입니다. 위에서 말한 자연과 터전을 두고 영역다툼을 하는 두 진영에 중립의 위치에 선 휴 글래스는 '포니'족의 여자와 결혼한 뒤 아들을 낳았고, 피츠 제럴드가 포니족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휴 글래스가 아들에게 큰 가르침을 전합니다. '저들은 너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너의 피부색을 본다.'

  이 문장에서 휴 글래스는 단순히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백인에 대한 원주민의 편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으로 그를 정의한다는 대사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내내 안정감있는 구도의 원거리샷과 불안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해 자연은 아름답고 안정적이지만, 아름다운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은 인간이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인공조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광만으로 촬영을 진행했다는 코멘터리를 통해서도 자연에 대한 경배심과 흘러가는대로 이 영화를 담아내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이냐리투감독의 전작 버드맨과도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버드맨이 가상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공연장을 무대로 시간을 마구섞어 여기저기 연결점을 묶어 이야기한다면 레버넌트는 대사량도 적고 넓은 자연을 시간순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비티와 버드맨을 찍은 루베즈키 감독이 촬영한 장면은 자신이 잘할수 있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작품 모두 롱테이크로 시작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관객과 인물의 눈높이를 맞춰 주인공이 나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에 불안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습니다.

  

  CG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버넌트에서 등장하는 곰은 CG이며, CG임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괴수를 보니 최근에 본 한 영화가 떠오르는데요. 물론 대호에서 은혜갚은 호랑이는 한국 CG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지만 영화 후반부 돈이 부족했던건지 프레임드랍으로 인해 호랑이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물론 실제로 날...(추락??))


  이 영화의 백미는 엔딩시퀀스입니다. 그건 안알랴줌..


  휴 글래스의 Man vs Wild는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부제에 맞게 죽음에서 다시 살게 되면서 재생과 부활의 컨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곰의 습격에서, 말의 품에서, 헨리의 죽음을 이용해서 살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러닝타임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요즘 영화는 2시간 30분은 봐야 영화 한편 보는 거 아닌가요.. 다행히도 이 영화는 스토리가 단순해 너무 이 영화를 파헤치려 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캐나다의 풍경들과 죽었다 살아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를 염두에 두시고 관람하시면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될 것입니다.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드디어 오랜 오스카의 죽음에서 살아날 디카프리오에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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