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앤트맨을 개봉일 첫 프로로 보고 왔습니다. 천호 아이맥스가 생기기 전까지 전주효자점과 함께 가장 큰 스크린을 가지고 있던 CGV 울산삼산 아이맥스관에서 감상하고 왔습니다. 가장 작은 히어로물을 가장 컸던 스크린에서 보고 왔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네요.

  아이맥스 포맷의 영화는 아니지만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보여준 스크린을 채우는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아이맥스 개봉을 염두에 두고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맥스 포맷이 아닌 영화를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것은 정말 괴롭습니다. 물론, 명량을 늘려봐서 그런 편견이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시네마스코프와 플랫의 차이 만큼이나 관객이 깨닫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명량과는 다른 아이맥스에 잘 맞춘 영화라고 생각되어 좋았습니다.


  호크아이 시리즈가 나오기 전까지(과연 조연 전문 제레미 레너가 주연을 맡을지는..) 부성애를 베이스로 한 가족영화로는 앤트맨이 최초입니다. 딸을 잃고싶지않은 행크 핌과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은 스캇 랭이 이 영화의 분위기를 리드하면서 (개차반) 자기밖에 모르는 토니 스타크, 자기만 모르는 캡틴 어메리카, 자기도 모르는 헐크 등등 나 라는 자아에서 벗어나 가족이라는 커뮤니티를 다룬 히어로물이 나온다는 것은 자아도취해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앤트맨이 구한 것은 망할뻔한 세상이고, 옐로우자켓 빼고는 죽은 인물이 극히 드물다는 점을 보면 행크 핌이 영화속에서 어벤져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히 서술하면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자제하겠습니다.)

  MCU에서 울트론 다음으로 약해보이는 빌런인 옐로우자켓은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악을 선택한 캐릭터로 옐로우자켓을 입기전의 대런은 자신의 정적을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호프를 의식해 죽이지 않았습니다. 헐크나 아이언맨 등 스케일이 중요한 영화였다면 흙이 튀고 땅이 갈라지는 등 화려한 특수효과를 마구 집어넣었겠지만, 앤트맨에서는 지구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수영장에 떨어지는 것을 선택합니다(와장창 프리. 감독이 마이클 베이였다면.... ㅎㄷㄷ).

  핌테크가 폭발로 주변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처리한 행크 핌의 계획까지 생각해 보았을 때 어벤져스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소수(도시)의 피해는 어쩔 수 없다는 마인드를 꼬집은 대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본과 영화를 맡은 제작진이 새벽의 황당한 저주나 예스맨, 앵커맨 등 성공적?인 코미디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앤트맨 곳곳에 숨겨진 코믹 코드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서사적인 감독이 선택했을 장황한 소문 전달과정을 조연의 목소리와 빠른 플레이를 통해 재미있고 인상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영화에 더욱 집중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감독의 치밀한 시나리오가 칭찬받을 부분은 탱크였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스쳐지나가면서 클루를 던져준 뒤, 중요한 순간에 써먹는 기법으로 영화를 보고 나온 뒤에도 영화를 곱씹어볼 여지를 제공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주목해야할 몇가지 배역들이 있는데요.

바로 팰컨과 스탠 리 입니다. 마블 영화에서 스탠 리 나오는거야 유명하니 잘 아실테고, 팰컨은 대사 중 스파이더맨을 언급합니다. 귀기울여 들으시면 어렵지 않게 찾으실듯 합니다.


  도시가 날아가는 급의 폭발장면도 헐크의 무지막지한 근육도, 아이언맨의 시원한 비행장면도 없지만 앤트맨은 히어로물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가난한 약골에서 영웅으로 변신한 스파이더맨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블 유니버스에 대놓고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내놓은 것 만으로도 이 영화의 역할은 작지만 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스캇 랭이 웃긴 것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들과 상황을 조금은 가볍게 그려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제작비 60억의 영화가 120억짜리 영화를 압살하고 천만 클럽에 든 것 처럼 영화에서 중요한것은 스케일이 아니라는 것을 앤트맨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별점(5.0 만점) - ★★★☆

  마블 영화를 다 챙겨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코믹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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