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트레이트 아웃오브 컴튼을 보고 왔습니다.

  북미에서는 8월 14일에 개봉하여 war room이 개봉하기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인 이탈리안잡과 모범시민의 감독 게리 그레이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NWA의 데뷔앨범인 <Straight Outta Compton>을 그대로 제목으로 지었으며, 닥터드레와 아이스큐브, 이지이 MC렌, DJ 옐라의 힙합그룹 NWA의 결성부터 이지이의 죽음까지를 다룬 작품입니다.


  먼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조금 알아두어야 할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컴튼은 미국 서부 중 LA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서 탄생한 힙합의 한 갈래가 West coast 말 그대로 서부 힙합입니다. 멜로디를 중요시하며 거친 가사와 비속어등 자극적인 라임을 뱉어내는 장르로 대표적인 가수로는 2Pac, Snoop Dogg, Dr.Dre 등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서부힙합과 가장 큰 갈등을 보인 장르는 동부힙합인데요. 뉴욕을 중심으로 무겁고 단조로운 비트가 특징적이며, 랩에 더 큰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대표적인 가수로는 Wu-tang clan, NAS, Notorious BIG 등이 있습니다.


  이 두 지역의 극단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하나의 뮤직비디오가 0.5달러 님의 Hate it or love it 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큰 줄기가 되는 92년 LA 폭동입니다. LA 경찰관들이 과속으로 운전하던 로드니 킹을 집단구타하였으나 무혐의 처리되었습니다. 또한 한인상점에서 African-American 소녀가 한국인에 의해 총격을 당하면서 미국언론은 로드니 킹 사건 사이에 이 한흑갈등을 부각시켜 백인에 대한 분노를 한인에 대한 분노로 돌려놓습니다. 사법시스템과 한인들에 대한 반감 확산은 결국 폭동을 불러일으켰으며, 주방위군이 출동함으로써 진압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은 인종차별에 대한 NWA의 저항정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디트로이트에서 경찰에 대한 저항을 랩으로 표현하고, 로드니 킹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며 자신들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되찾는 부분에서 뚝뚝 끊어지는 모습입니다. 들어낸 부분이 있는것 같은데 나올지 모를 감독판과 비교해본다면 확실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는데요. 갱스터 랩의 시작을 힘주어 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길만한 중요한 사건에서는 어물쩡 넘어가는 부분이 힘이 빠져보였습니다. 러닝타임에서 타협을 보지 않더라도 보여주는 것이 어땠을까요.


  닥터드레와 아이스큐브가 이 영화에 제작자로 참여하여 각본에 도움을 주었는데 이 판단은 결과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라고는 하지만 전기영화인 만큼 어느정도 사실적인 묘사와 어두운 면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친동생의 사망건과 닥터드레의 뒷면(데이트 폭력정도?), 아이스큐브의 폭동당시 내놓은 곡에 대한 언급(Black Korea)에 대해 감추기에 급급한 바람에 자칫 자신들을 미화하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군요.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슈그나잇에 대한 것인데요. 슈그나잇은 영화에 언급된 부분보다 훨씬 악랄하며, 위험한 사람이었는데 너무 순순히 계약을 해지해주더군요... 현재 이 분은 살인 혐의로 재판중입니다. 이 사람에 대한 뒷이야기는 구글링을 통해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ㄷㄷㄷ(철컥)


  그럼에도 시작과 동시에 가슴을 울리는 비트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초반부 몰아치는 랩핑과 비트는 쇼미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저항정신과 플로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랩스타일과 비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면서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영화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흐름에 맞는 음악을 배치하여 힙합의 연대기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아이스큐브의 아들이 아버지 역할을 맡고 닥터드레와 이지이를 맡은 배우는 그 싱크로율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음악영화인만큼 랩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며, 나쁘지않게 소화해냈습니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NWA에 대한 이미지가 깨지지 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줘 좋은 효과를 냈습니다. 2Pac이 좀 닮지 않았다는 점만 빼면 대부분의 인물묘사는 놀라울 정도라 힙합을 아는 사람이라면 눈도 즐거울 영화입니다.

 닥터드레의 마지막 대사 이후 엔딩크레딧과 함께 등장하는 화려한 인터뷰는 마블의 쿠키영상 만큼 인상적이고 즐거운 기다림이었습니다.(그렇다고 쿠키영상이 있다는건 아닙니다.)


  만약 이 영화의 속편이 나온다면 이지이 사망 이후 닥터드레를 중심으로 한 G-Funk 영화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워렌지와 닥터드레, 스눕독, 네잇독 등 90년대 힙합의 전성기를 이끈 G-Funk는 OST만 주구장창 틀어도 네시간은 족히 채울만한 라인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별점(5.0 만점) - ★★★☆

  One for the Money, Two for the 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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