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를 보았습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서부의 하시마섬으로, 군함처럼 생겼다 하여 군함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강제징용하여 석탄 채굴에 동원한 아픈 역사가 서린 곳으로, 최근 무한도전에서도 이 소재로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말, 미국이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전을 시점으로 군함도에서 탈출하려는 조선인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영화의 시작에서 이 영화는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창작한 작품임을 알리고 시작합니다.
그도 그런것이 역사에서는 군함도의 조선인들이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 후, 잔해 처리를 위한 노역에 또다시 끌려가 방사능 먼지에 의한 피폭으로 희생당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픈 역사를 이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끌고 나갑니다. 모노톤의 영상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화려한 일본인들의 파티현장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일어나는 톤 변화도 의미있게 챙겨봐야 할 부분 입니다.(스포땜시..)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부분들에 대해 제가 느낀 것과 비교해보자면..
이 영화가 평면적이어서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이 꽤 계신걸로 아는데, 인물들의 관계와 그 특성을 이해하면 평면적이지 않습니다.
조선인을 속이는 조선인, 조선인을 선동하면서 뒤로는 일본과 내통하는 조선인, 조선인을 통제하는 조선인 등 끌려와서 당하기만한 건 아니란 거죠. 일본인 중에서도 다들 조선인을 하대하면서 부려먹기만 하진 않습니다..(뭐 주로 그렇긴 하지만..)
이 영화가 국뽕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저는 그렇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일본인을 뜬금없이 후두려패고 중2병 스런 대사를 던진다거나 중요한 인물이 일본인의 손에 잔인하게 죽어나가지도 않으며, 한국인 히어로가 일본인을 때려잡고 조선인을 구출하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는 그런 유형도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많이 비교된 부분이 공교롭게도 덩케르크 였습니다. 덩케르크 또한 연합군의 탈출을 위해 노력한 영국 선장들과 영국군 스핏파이어 조종사를 그렸다고 영국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는 국뽕영화였을까요?
두 영화 모두 사실에 입각해 조금씩 스토리를 수정해 영화로 완성했습니다.
국뽕이라고 이해될만한 몇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한국의 영화시장을 생각했을 때, 편당 제작비로는 설국열차 이후 최대 규모인 이 영화를 언브로큰 급으로 담담하고 심심한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기엔 다음 작품을 걱정해야 하는 감독의 입장이 이해가 됩니다. 덩케르크도 크리스토퍼 놀란이 찍었기에 자기 맘대로 찍을 수 있는 거지, 다른 감독이 이렇게 찍겠다고 시나리오 들고오면 단박에 거절당할겁니다. 더군다나 30만이 탈출한 이런 대규모 탈출작전을 고작 1개 여단규모의 스케일로 찍어냈는데 모든것이 통과된 것이 이상한 상황이죠.
군함도를 보면서 눈에 걸렸던 요소들 중 하나는 CG였습니다.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어색한 CG가 중요한 순간 흐름을 끊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정의로운 무영의 앞뒤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어 뚝뚝 끊긴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러닝타임의 문제인건지 그 중요한 순간을 배우의 대사와 리와인드로 치고 넘어가는 부분이 이전에도 많이 쓰인 방식이어서 새로운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이 영화에 쓰인 BG들이 전반적으로 별로였습니다. 일제시대의 느낌을 전달하지도, 군함도를 탈출하는 긴박함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시종일관 심각하고 어둡습니다. 중간중간 황정민의 라인을 넘나드는 유머도 사극의 임금 대사처럼 근엄하게 들리는 것도 음향의 전반적인 톤이 너무 낮았습니다. 좀 더 밝게 처리할 수 도 있었을텐데 영화의 밝기에 너무 따라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액션영화를 가장 잘 만드는 류승완 감독의 촬영스킬이 이 영화를 다이나믹하게 만듭니다. 세트 또한 진짜 군함도에서 찍은 듯 그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들 평균 이상의 뛰어난 연기를 보여줘 송중기만 떨어져 보이지만 평균 이상의 연기력을 보였습니다.
장단이 뚜렷한 영화인지라, 높은 평점을 주긴 힘들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볼만한 영화입니다.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하필 덩케르크 다음주에 개봉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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