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사람을 보았습니다. 보통사람은 5공화국의 마지막인 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량리 경찰서에서 운동권 학생을 잡아들이던 형사 성진은 발바리를 잡기위해 신입 동규와 함께 나서게 되고, 우연히 듣게 된 혐의고백을 듣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규남의 태성에 대한 사건파일을 받아들고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로 공작해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기자인 친구 재진으로 부터 그만 두기를 권고받으며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사람의 시대적 배경은 앞서 말한대로 87년 상반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김대두 연쇄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해 낸 이 영화는 메시지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스토리와 연출이 그를 뒷받침하지 못했습니다.
안기부의 고문과 연쇄살인 공작이라는 두가지 메인 플롯이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하고 단지 성진의 주변에서 이뤄지며, 그 중심에 성진이 있다는 점만 보일 뿐, 왜 연쇄살인 공작을 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친 정권적 언론보도를 뜬금없이 믿지 않고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 또한 이해되지 않는 설정이었습니다. 대중이 언론을 믿다가 믿지 못하기 시작한다는 드라마틱한 설정이나, 애초에 언론을 믿지 않고 욕을 하는 등의 대중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단순히 장면을 보여주는 바람에 이 시퀀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규남과 성진은 각각 안기부와 경찰로 근무 하면서 80년대 식으로 접촉하는 방식을 보여줬다면 좋을 텐데 뜬금없이 요정에서 만나기만 하니 대체 저들은 어떻게 연락하고 만날까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어떤 장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2시간이라는 타임라인에 충분히 서사를 쌓지 않고 단순히 장면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있었던 두가지 사건을 모티브로 했음에도 사실 보다 극적이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연출과 스토리에 아쉬움을 느끼더라도 이 영화의 모든 캐릭터는 살아있습니다. 국가에 봉사하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형사, 동네 동생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 음지에서 모든 일을 기획하면서 젠틀 한 척 잔인한 사이코패스 안기부 실장 등 모든 인물은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셨습니다.
30년 동안 이어진 6공화국의 마무리에 다다른 이 때에 5공화국의 종언과도 같았던 87년 6월항쟁을 다뤘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다듬어 내놓았다면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플롯 이었지만 아쉽게도 그저 그런 작품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더욱 기반하거나 가상의 인물을 내세운 만큼 아예 플롯을 새로 짰더라면 더욱 극적인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아깝습니다.
87년 이후 우리는 많은 실수를 하고 우리 스스로 그 실수를 만회해왔습니다. 5공화국을 끝낸 것도 국민이었고 6공화국의 잘못 또한 국민이 바로잡았습니다. 다음 선거에서도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메시지도 전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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