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프를 보았습니다.

라이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거주하며 필그림7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외계생명체와 접촉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 입니다.

(2년 전에 나온 제임스딘을 다룬 라이프가 아닙니다.)


20억년 전 소행성과 충돌한 지구에서 떨어져 나와 화성에서 동면중이던 미지의 외계생명체는 지구의 환경을 주입한 뒤,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고 각 세포는 호흡과 생각 등 동물이라는 종이 지니는 속성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이후 산소 과주입으로 더 빠른 성장을 보여준 외계생명체 '캘빈'은 인간의 숙제였던 난치병, 불치병을 해결해줄 연구과제가 될 뻔했지만, 인간에 적대적인 캘빈이 우주정거장 대원들을 습격하면서 영화의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영화는 두번의 급격한 전환이 일어나는데요. 동면에서 깨어난 유기체가 급속한 성장을 시작하고 이름을 갖게되는 순간 캘빈은 인간과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되며, 고립된 환경에서 같은 패턴으로 살아가는 경쟁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생존확률을 늘려나갑니다. 이 구간에서 라이프의 캘빈이 여타 다른 괴수영화의 크리쳐들과 차이점을 가집니다.

기존의 에일리언이나 프레데터와 같은 진보된 기술을 갖고 있거나 손과 발 등을 가지고 전투에 최적화 되어 지구에 침공하는 다른 괴수와 달리 캘빈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경쟁자를 줄이는 생명체의 본능을 드러냈을 뿐입니다. 산소가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전투 모드였다면 사람을 때렸겠지만, 생존모드인 캘빈은 산소등에서 뿜어나오는 산소를 끌어안고 호흡에 열중합니다.


캘빈이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정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과 충돌을 일으킵니다. 공기흐름을 통해 빈 곳을 찾는 캘빈은 지능과 관련된 것이 아닌 자신이 지닌 몇가지 기능 중 하나에 충실하여 호흡을 위한 생존본능의 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만약 지능형 전투 생명체였다면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자신의 세포단위들을 손을 만든 뒤, 레버를 조작하거나 우주선을 조작하여 지구로 향하는 등의 행동을 했겠죠..

굳이 왜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지에 대한 단서 혹은 설명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캘빈의 지능이 필요했을만한 상황은 딱 하나 였습니다(휴~).

이 것 하나를 위해 지능이 있다는 설정을 굳이 앞에서 말해가며 흘린데에는 이유가 있었을텐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래비티와 비슷합니다. 정적인 죽음, 고요한 출혈 등의 요소들을 보면 그래비티의 인상적이었던 몇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그래비티가 보여준 광활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적막함, 고요함, 폐쇄성들을 차용해 라이프에서 그려냈는데, 크게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오는 바람에 매우 데드풀 스러운 컨셉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촐랑스러움을 많이 걷어내고 비장함과 의무로 가득 채웁니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다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여기 온 이유와 미션을 정확히 이해하고 냉정하게 계산해나갑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인물들은 실수를 하고 그 실수로 인해 그 집단 전체를 위험에 빠트립니다.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도 자신의 이익이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화를 부르게 된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불현듯 드는 1%의 가능성을 보여준 엔딩이 이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냉정하게 계산해 나가는 사람들도 결국엔 인간이기에 실수하고, 과오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죠..


2017년 5월 이후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요? 6공화국을 끝내고 다시 6공화국의 시작을 맞이하건 아니겠죠?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인간은 언제나 실수하고, 그 실수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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