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에 암살을 보았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 이후 5번째 작품입니다. 타짜 이후로 감독님의 작품에서 치밀한 스토리구조와 극적인 반전들은 줄었지만 반대로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흥행성적은 대박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암살이라는 작품은 이전의 네 작품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면들을 보여주는데요.. 감독님이 즐겨 캐스팅하시던 김윤석, 백윤식과 같은 배우들이 나오지 않는 첫영화인데다, 특별한 반전이 없다..기보다는 이전에 보여주었던 캐릭터의 중첩 때문에 조금 안정적으로 메시지에 치중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자면, 전지현과 하정우는 2013년 베를린이라는 작품에서 북한군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암살에서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으며, 도둑들의 이정재와 암살의 이정재는 역할부터 연기까지 비슷한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지현과 하정우의 팀플레이와 하정우의 하드캐리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며,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드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왠만한 영화에서 주연을 맡을만한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에서 연기력은 충분했습니다.


  역사적인 측면에서 약산 김원봉선생을 등장시킨 몇안되는 영화 중 가장 멋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약산 김원봉선생은 키가 작음에도 멋진 얼굴을 가진 독립운동가로써,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이단헌트 혹은 제임스본드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이 역할을 조승우씨가 맡음으로써 이이제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이미지가 완벽하게 등치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백범 선생과 약산 선생의 비중이 비슷하게 나오는 것과 특히 약산의 첫 대사가 뇌리에 박힌 후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영화로 인해 약산 선생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신선하고 매력적인 컨텐츠로써 조만간 영화화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백범선생과 약산선생이 사이가 좋지않다는 일말의 시각에 대해서는 한가지 실예로 반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약산선생의 결혼식에 백범선생이 주례를 섰다는 사실이요.. 약산선생은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하는 많은 동료들의 증언에 마지막에 월북했다는 이유로 역사에 묻혀버린 약산선생이 암살의 마지막 시퀀스에서 최동훈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루기는 쉽지만 어려운 소재인 일제시대의 경성을 암살은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일제시대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많이 없는데 암살은 재미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습니다.


  별점(5.0 만점) - ★★★

  하정우의 연기력과 약산의 재발견, 그럼에도 아쉬웠던 염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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