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를 보고 왔습니다.

각종 드라마에서 닳고 닳도록 쓰인 사도세자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입니다. 사도세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지고 알고계시리라 믿어 스포 신경쓰지 않고 쓰도록 할 예정입니다.(사도 보실 분들은 교과서도 안보셔야 스포를 방지할 수 있습...)


  사도세자의 스토리 전개는 역사적 플롯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사도세자에 관련된 각종 사료들을 참고하고, 정병설 교수가 영화 사료 검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노론이 대립끝에 사도를 제거했다는 이야기를 배제한 채 가족 이야기로 조명합니다.

왕위를 이어받을 세자가 왕 자신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주기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조는 공부를 중시하지만, 사도세자는 칼놀이와 개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문과 무의 대립, 자신의 아들을 세자로 바라보는 업무적 태도와 어머니를 투영하여 왕이 아닌 아버지로 바라보는 가족적 태도는 영조와 사도세자가 한 가족이지만 상반된 두 구성원은 영조의 세손인 정조라는 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좋아하면서도 가족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은 정조는 두 인물을 적절히 배합한 모습입니다.


  사도세자가 죽기 전 영조와의 교차씬에서 감독은 소통의 문제를 어필합니다. 사이가 틀어지기 전에 충분한 교감이 있었다면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권위를 앞세운 영조의 불찰로 관계가 틀어지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것에 대해 감독은 현대사회에서 세대간의 갈등을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이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임오화변의 플롯 사이사이에 감독의 메시지를 끼워넣은 이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잔잔한 느낌을 보여줍니다. 시간이동을 디졸브를 통해 표현하면서 흐름이 오가지만 감정을 끌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첫 시퀀스가 절정으로 보여주는 반복기법을 활용해 영화를 이어나갑니다.

  반복기법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장면이 반복되는 순간 아 첫 시퀀스가 여기로 이어지는 구나라고 생각할 순 있었지만 동일한 장면이 반복되는 바람에 신선한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몇장면을 건너뛰면서 다른 장면들을 끼워넣었다면 반전이 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을텐데 동일한 컷 이동 후에 반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장면 이후 진행되는 부분은 조금은 잘라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길었습니다.


  그럼에도 첫 시퀀스의 강렬한 진행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악에서 잘 쓰이지 않는 강한 베이스에 보컬에 힘을 준 음악도 좋았으며, 카메라 워크 또한 긴박한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 배우와 유아인 배우는 나쁘지 않은 연기를 펼쳤고, 작품에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특수분장이 어색한 느낌을 보여 아쉬웠습니다.



  별점(5.0 만점) - ★★★☆

  어색하지 않은 연기, 과하지않은 설정, 약하지 않은 메시지, 적당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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