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풀을 보고 왔습니다.


  이십세기폭스사가 마블로부터 히어로 판권을 사들여 발표했습니다. 이십세기폭스는 판타스틱4가 폭..망.. 했기 때문에 데드풀에 큰 돈을 쓸 수 없었습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도 찍어야하고, 마블이 가져가 대박내버린 데어데블에 대한 배신감도 있을테고 해서 마블에 큰 애정이 없었던듯 합니다.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가장 짜증나는 부분은 이 히어로에 대한 당위성 부여 부분입니다. 이 인간이 어쩌다 돌연변이가 된건지 부터 해서 무수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코믹스에서는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2시간 이내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영화에서는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데드풀은 이를 교차편집을 통한 끼워넣기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냅니다. 

  물론 이 것이 가능했던 것은 데드풀이 돌+아이 컨셉이기에 정신없이 마구 풀어냈습니다. 엑스맨 탄생:울버린 에서 데드풀은 사이클롭스와 울버린 등등 1세대 엑스맨의 모든 점을 합친 캐릭터지만, 결국 죽고 맙니다. 한국판에서는 등장하지 않은 쿠키에서 데드풀은 죽지 않았습니다. 이후 암에 걸린 윌슨이 스트레스와 주사를 통해 강력한 재생능력을 가진 히어로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 데드풀과 그 데드풀이 같은지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비슷한 코스튬을 가지고 있다는점, 그 데드풀이 피규어로 영화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엑스맨과의 접점은 엑스맨의 스핀오프가 아닌 현재의 시대에 맞추어 등장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1년간의 읍읍!! 과정에서 올 해는 Chinese new year of the dog 이라고 하는 점으로 보아 2006년 혹은 2018년 근처를 배경으로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이큰 3 에 대한 조크를 던지므로 2006년은 탈락하고, 2018년~2020년이 배경인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후기에서 데드풀이 미국 컬쳐를 이해하지 못하면 모를만한 조크를 마구 던진다고 하셔서 이번에는 자막과 함께 원 대사를 비교하며 봤습니다만, 번역가께서 적절한 은유와 컨버팅을 통해 그 갭을 많이 줄였습니다. 따라서 미국 문화를 모르는데 이해나 할 수 있겠냐며 패스하실 많은 분들께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데드풀이 히어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간단했습니다. 자신의 여자친구를 건드리는 프란시스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욕망 하나로 히어로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거창한 서사가 아닌 1년동안 사랑을 나눈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 정의를 택한 것입니다. 가족과 종족, 인류 등 거창한 이유가 아닌 자신의 개인사를 위해 이쪽에 뛰어 들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데드풀의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냥 그저그런 저예산(5800만달러짜리) B급 영화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퀄리티와 완성도가 앤트맨에 비견될만합니다. 오프닝 스탭롤에서 이어지는 첫 격투씬은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앤트맨이 매우 디즈니 스런 가족 히어로물이었다면, 데드풀은 막나가는 사춘기 남고생의 방황기라고 볼 정도로 분위기가 상반됩니다.

  앤트맨과 데드풀은 거창한 싸움 씬이 크게 두가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웃기는 캐릭터를 통한 웃음 제공, 가벼운 히어로의 무게감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히어로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데드풀은 눈이 없(...나?)지만, 관객과 적극적으로 눈을 마주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말도 겁니다. 영화에서 관객과 배우가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거는 것은 극히 제한됩니다. 이 것만으로 영화의 사실감과 몰입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인데요. 이 영화에는 그런 성역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성적인 농담과 피와 살점이 날아다니는데 그쯤이야..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성역의 파괴였기에 반대로 북미에서의 흥행이 가능했습니다. 관객들은 아이언맨으로 시작해 어벤져스:에이지오브울트론까지 마블의 시네마틱유니버스에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마블은 이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가족이 볼 수 있는 가벼운 히어로물인 앤트맨을, 폭스는 어쩔 수 없이 저예산 B급 영화로 이를 돌파해냈습니다. 마블 뿐 아니라 DC도 엄청난 수의 히어로물을 내놓을 것이므로 이 피로도를 낮추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마블과 폭스는 이후에 쓰일만한 캐릭터를 수혈하면서도 기대감을 높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마블과 대척점에 있는 DC는 배트맨v슈퍼맨과 교차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내놓으면서 마블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DC는 확실히 마블에 비해 진지를 확실하게 먹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내놓기에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태인지라..


  이 영화의 OST 또한 즐겁습니다. Wham!을 통한 가오갤과 앤트맨 류의 추억 리마인딩과 함께 랩까지 다양한 장르를 내놓아 자칫 지겨울 수 있었던 중후반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데드풀과 스파이더맨은 마블 코믹스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판권구조로 볼 때 둘이 만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데드풀이 사랑하는 Death라는 신은 타노스와 삼각관계를 구성하면서 인피니티워에서 한 역할을 맡아야 하겠지만 이미 MCU가 코믹스와의 스토리 동기화를 포기하기도 했고, 퀵실버처럼 잠깐 등장시킨 뒤, 참살시키는...(잠깐 데드풀은 죽지 않자나??) 형식으로 소모할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도 앤트맨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받아들이기는 거부하는 현상으로 보아 데드풀은 앤트맨의 뒤를 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사외전이 스크린 절반을 먹고있기도 하는 등 안좋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북미에서의 성공으로 데드풀은 속편에서 더욱 확장된 스케일과 스토리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등급제가 없는 중국에서 이런 영화를 스크린에 걸 수 조차 없다는 상황때문에 다음편에서는 컨셉과 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아 참! 판타스틱4에는 없었던 스탠 리가 역시나 등장합니다!!

  또!! 엔딩 스크롤이 모두 끝난 뒤 쿠키 영상이 두개 연달아 나옵니다. 확인하고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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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시나리오 ★★★ 

연출      ★★★★

연기      ★★★


종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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